세계적 관심을 받는 아이누 민속
아이누 문화를 기록한 귀중한 책이 세상의 빛을 본 지 약 100년 만에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리 유키에 씨가 엮은 ‘아이누 신요집’, ‘신의 아이누 노래 모음집’은 최근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됐습니다.
‘영원한 보석’
1923년에 처음 발행된 이 모음집은 일본 고유의 아이누 문화 속 신화인 ‘유카르’ 13편을 담고 있습니다. 지리 씨가 10대 때 기록한 이 이야기들은 홋카이도에서 함께 살았던 할머니가 찬트 형식으로 들려주신 것입니다.
지리 씨는 19세에 요절했지만, 아이누족의 믿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습니다. 아이누족은 고유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지리 씨는 일본어 번역문을 병기하면서 로마자를 사용해 소리를 표현했습니다.
이 책은 일본 정부의 동화 정책으로 아이누 문화가 급속히 사라지던 시기에 쓰였습니다. 아이누족이 쓴 최초의 서적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독특한 자연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리 씨에게 집필을 권유한 언어학자인 긴다이치 교스케 박사는 이 작품을 ‘영원한 보석’으로 묘사했습니다.
지리 씨는 1903년에 홋카이도 노보리베쓰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여섯 살 때 부모 곁을 떠난 지리 씨는 아사히카와에서 할머니, 큰어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지리 씨는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워야 했지만, 집에서는 아이누어를 썼습니다. 언어학자인 긴다이치 씨는 지리 씨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집을 찾았다가 그녀를 만났습니다. 긴다이치 씨는 그녀에게 할머니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보라고 제안했습니다.
지리 씨는 그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야기를 종이에 옮겨 적었습니다. 하지만 작품 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리 유키에 기념관
지리 씨의 고향에 있는 기념관은 그녀의 업적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 기념관은 12년 전에 일본 전역에서 답지한 기부금으로 세워졌습니다.
기념관은 지리 씨의 일기와 그녀가 부모에게 보낸 편지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평상시 운영은 현지 자원봉사자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올해 76살인 가네자키 시게야 관장. 6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리 씨의 조카인 요코야마 무쓰미 씨의 뒤를 이어받았습니다.
가네자키 씨는 원래 13,000년 전부터 일본에서 10,000년 동안 이어진 조몬 시대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누족의 정서와 자연관이 조몬인으로부터 계승됐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아이누족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교장직을 은퇴한 가네자키 씨는 개관 때부터 기념관 운영에 관여했습니다.
가네자키 씨는 아이누로서 긍지를 갖고 정부의 차별적인 동화 정책에 맞선 지리 유키에 씨의 삶에 크게 감동했다며 아이누족이 목소리를 내지 못할 때 그들의 이야기를 글자로 옮긴 작업은 동족에게 엄청난 힘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울러 그녀의 삶을 배운다면 많은 사람이 큰 영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가네자키 씨는 지리 씨의 생각을 이해하려면 그녀가 자신의 저서에서 쓴 서문을 꼭 읽어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오래전 드넓은 홋카이도는 우리 조상의 자유가 숨쉬는 세계였다.”
지리 씨는 아이누족의 삶과 말이 사라지는 데 대한 불안과 슬픔을 표현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조상이 일상생활에서 서로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썼던 수많은 말, 우리에게 물려준 아름답고 유서 깊은 말, 그런 말조차 의지를 잃고 소멸하는 모든 약자와 함께 사라져야 하는 걸까? 아, 너무나 안타깝고, 너무나 고통스러운 이별이다.”
세계로 울려 퍼지는 감성
지리 씨의 글은 국경을 뛰어넘어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3년 전 홋카이도의 한 중국인 유학생이 서문을 중국어로 번역하면서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리 유키에 기념관은 해당 구절을 다른 언어로 번역해 달라는 요청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많은 학생과 연구자가 화답했고, 현재 영어, 프랑스어, 스와힐리어, 바스크어를 포함한 30개 언어로 번역돼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대학교에서 일본 문학을 가르치는 구스타보 비드 씨는 2019년에 서문을 스페인어로 옮긴 후 지난해 4월에는 원문 전체의 번역을 끝냈습니다.
구스타보 씨는 일본을 여행하다가 ‘아이누 신요집’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는 표현의 아름다움과 현재와의 연관성에 곧바로 사로잡혔다고 말합니다.
올해 56살인 구스타보 씨는 지리 씨가 느낀 아픔과 황량함이 서문에 잘 드러나 있다고 말합니다. “이 작품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문화, 언어, 서사 등 현대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이는 아르헨티나의 원주민과 관련돼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아이누족의 존재를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지리 씨의 바람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함께할 수 있습니다.
지리 유키에 사후 100년
비드 씨는 지리 씨의 작품이 일본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그는 도쿄에 있었을 때 ‘아이누 신요집’의 사본을 찾아 유명 서점 여러 곳을 들렀습니다. 하지만 그와 이야기한 누구도 제목이나 저자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비드 씨는 ‘아이누 신요집’이 위대한 문화 및 문학 자산이라며 이처럼 소중한 문학 작품을 아는 일본인이 거의 없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서문의 번역본은 영어판과 독일어판과 함께 기념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가네자키 관장은 저자 사후 100주년을 기념하려는 많은 사람이 기념관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리 유키에 씨가 품위 있는 아이누의 삶을 살겠다는 고결한 소망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며 귀담아들을 가치가 있는 만큼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이가 공감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렇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그녀의 존재와 그녀의 생각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일본의 아이누족은 시간의 흐름에따라 전부 일본인으로 동화되여 동북지방 삿뽀로에가도 찾을수는없고 박물관에가야 당시 아이누족 생활상을 볼수있습니다.